


깡통시장 돌아다니다가 골목 끝에서 만두 냄새가 확 올라오길래 따라가 봤더니, 파란색 블루리본 보드가 눈에 딱 보이는 ‘양가손만두’가 있더라구요.
사람들도 줄을 길게 서 있어서 “아, 여기가 그 블루리본 만두집이구나” 싶어서 고민도 안 하고 줄에 합류했습니다.
줄 서면서 본 손만두의 위엄
가게 앞에 서 있으면 제일 먼저 보이는 게 블루리본 서베이 안내판이에요.
프랑스 미슐랭, 미국 자갓 가이드처럼 우리나라에서 꽤 공신력 있는 맛집 가이드인데, 여기에 10년이 넘게 연속으로 실린 집이라고 적혀 있더라구요.

옆쪽 작업대에서는 직원분들이 만두피에 소를 올리고 빠른 손놀림으로 만두를 빚고 있는데, 유리창 너머로 그 장면을 보는 것만으로도 “여긴 진짜 손만두집이다” 싶은 느낌이었어요.
주문은 풀세트로, 찐·군만두에 고기·김치 반반
처음 방문이라 메뉴 고민을 조금 했지만, 결국 욕심을 못 이기고 이렇게 주문했어요.

찐만두 고기·김치 반반
군만두 고기·김치 반반
총 네 종류를 한 번에 맛볼 수 있는 구성이라, 기다림은 좀 있어도 선택에 후회는 없었습니다.
군만두는 찐만두를 먼저 쪄낸 뒤 한 번 더 구워서 내기 때문에, 전체적으로 10~15분 정도는 여유 있게 잡고 기다리는 게 좋아요.
찐만두 – 얇은 피와 촉촉한 속
먼저 나온 건 찐만두였어요.
용기를 여는 순간 김이 확 올라오면서, 얇은 피 사이로 고기·김치 속이 살짝 비치는 게 눈에 먼저 들어왔어요.
피가 두껍지 않고 살짝 쫀득한 타입이라, 한입 베어 물면 부드럽게 끊어지면서 속이 자연스럽게 드러나요.
속은 촉촉한 편이라, 먹는 동안 마른 느낌이 없고 끝까지 부드럽게 넘어가요.
고기 찐만두
고기 찐만두는 첫입에서 고소한 돼지고기 향이 부드럽게 올라오는데, 잡내가 거의 없어서 깔끔했어요.
잘게 다진 부추·양파 같은 채소가 같이 들어 있어 씹을수록 은은한 단맛이 올라오고, 간도 세지 않아서 계속 먹어도 물리지 않는 타입이었습니다.
김치 찐만두
김치 찐만두는 피 사이로 붉은 속이 비쳐서 “혹시 많이 매울까?” 싶었는데, 생각보다 시원한 산미와 적당한 매운맛이 어울려서 꽤 밸런스가 좋았어요.
김치가 너무 으깨지지 않고 적당히 씹히는 크기로 들어 있어, 아삭한 식감이 살아 있는 게 인상적이었어요.
찐만두는 둘 다 간장에 살짝만 찍어 먹는 정도가 제일 좋았고, 재료 본연의 맛이 잘 느껴지는 깔끔한 스타일이었어요.
군만두 – 노릇한 한 번 더의 행복
찐만두를 거의 다 먹을 즈음, 노릇노릇하게 구워진 군만두가 나왔어요.
바닥은 윤기 돌게 구워져 있고 윗부분은 여전히 촉촉해서, 비주얼부터 군침이 돌더라구요.
김치 군만두
김치 군만두는 한입 베어 무는 순간, 겉은 바삭하고 안에서 김치 국물이 살짝 배어나오면서 칼칼·고소가 동시에 느껴졌어요.
찐만두에서 느꼈던 시원한 김치 맛에 구운 향이 더해지니, 확실히 군만두 쪽이 한 단계 더 자극적이고 중독적인 느낌이었어요.
고기 군만두
고기 군만두는 겉은 바삭하지만 속은 부드럽고 촉촉해서, 고기 향과 구운 피의 고소함이 같이 올라옵니다.
자극적이지 않은 담백한 고기맛이 베이스라, 김치 군만두 사이사이에 하나씩 먹어주면 입이 편안해지는 느낌이었어요.
군만두는 전체적으로 튀김처럼 딱딱한 타입이 아니라, 바닥만 바삭하고 윗부분은 찐만두 느낌이 남아 있어서 바삭·쫀득 조합이 잘 살아 있었어요.
네 가지 조합, 같이 먹어보니
찐·군만두에 고기·김치까지 네 종류를 번갈아 먹어보니, 각자 역할이 확실하더라구요.
고기 찐만두 : 담백하고 편안한 기본 맛.
김치 찐만두 : 아삭하고 시원한 김치 맛이 잘 살아 있는 타입.
고기 군만두 : 구운 향과 고소함이 더해진 든든한 한입.
김치 군만두 : 칼칼·고소가 동시에 확 올라오는, 맥주가 생각나는 맛.
개인적으로는 “고기 찐만두로 입을 풀고 → 김치 군만두로 한 번 확 올려주는” 순서가 제일 좋았어요.
네 가지 맛이 캐릭터가 겹치지 않고 서로를 보완해줘서, 한 판만 시키기보다는 반반 구성이 확실히 진가를 보여주는 집이었어요.
블루리본 손만두집, 왜 계속 가는지 알겠다
줄 서는 동안부터 블루리본 보드를 여러 번 보게 되는데, 네 가지 만두를 다 먹고 나니 “이 정도면 오래 사랑받을 만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1976년부터 손으로 만두를 빚어온 집이라고 하던데, 얇은 피와 꽉 찬 속, 과하지 않은 간이 전형적인 ‘기본 탄탄한 노포 스타일’이었어요.
부산 깡통시장 들를 계획이 있다면, 찐만두·군만두에 고기·김치 반반 구성으로 한 번에 싹 맛보는 걸 추천하고 싶어요.
유명세만 믿고 가는 집이 아니라, 실제로 먹어보면 “다음에 와도 또 시킬 것 같다”는 생각이 자연스럽게 드는 그런 만두집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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